오늘의 장면
1776년,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을 출간했을 때 영국 정부는 동인도회사에 독점 무역권을 주고 곡물 수출에 보조금을 지급하며 설탕 수입에 관세를 매겼다. 스미스가 싸운 상대는 '시장'이 아니라 정부와 결탁한 특권 기업이었다. 250년 뒤, 미국 공화당은 그의 이름을 빌려 정반대의 일을 하고 있다.
1776애덤 스미스: 국가가 아니라 독점을 겨냥한 칼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공격한 것은 복지국가가 아니었다. 그는 영국 의회가 울타리치기법(Enclosure Acts)으로 농민을 몰아내고, 항해조례(Navigation Acts)로 특정 선사에 독점 항로를 보장하며, 동인도회사에 아시아 교역 전체를 맡긴 구조를 겨냥했다. 《국부론》 4권에서 그는 상인과 제조업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공중을 기만하고 억압하는" 방식으로 입법을 주무른다고 명시했다. 그의 '보이지 않는 손'은 시장 방임의 찬가가 아니라, 국가 권력이 특정 집단에 포획될 때 발생하는 왜곡에 대한 경고였다.
스미스는 동시에 공공 인프라, 교육, 사법 제도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반대한 것은 '정부의 크기'가 아니라 '정부가 누구를 위해 작동하는가'였다. 오늘날 그를 소환하는 이들이 정작 이 구분을 지운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아이러니다.
스미스의 시대에도 금융은 예외 취급을 받았다. 잉글랜드 은행은 1694년 영국 정부의 은행가이자 국채 관리자로 설립되었으며, 은행권 발행 독점권은 1921년에야 공식화되었다. 완전한 금융 자유방임을 주장한 것은 스미스가 아니라 후대의 해석자들이었다.
2025공화당의 레토릭과 실제 금융 정책의 거리
2025년 미국 공화당은 '작은 정부'를 내걸고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예산을 사실상 동결했다. CFPB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도드-프랭크법에 따라 설립된 기관으로, 약탈적 대출(predatory lending, 상환 능력이 없는 차주에게 고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관행)을 단속하고 신용카드 수수료 상한을 감독해 왔다. 2023년 기준 CFPB가 소비자에게 돌려준 환급금은 누적 170억 달러에 달한다.
공화당이 주도한 의회는 첨단 반도체 제조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한편,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포함된 청정에너지 세액공제는 단계적으로 폐지했다. GDP 대비 연방 보조금 규모는 2019년 약 0.4%에서 2024년 0.9%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스미스가 동인도회사를 비판한 논리를 그대로 적용하면, 이것은 '자유 시장'이 아니라 '선택된 기업을 위한 시장'이다.
더 결정적인 지점은 관세다. 2025년 부과된 대중국 추가 관세는 일부 품목에서 145%에 달했다. 관세는 소비자에게 사실상의 간접세로 작동한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추산에 따르면 2018~2019년 관세 조치만으로 미국 가계는 연간 약 800달러의 추가 비용을 부담했다. 스미스가 항해조례를 비판한 이유와 구조가 같다. 특정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일반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것이다.
"독점의 비밀은 항상 같다. 공공의 이익이라는 언어로 사적 이익을 감춘다." — 애덤 스미스, 《국부론》 4권 8장 요지
이번에는 무엇이 다른가
스미스의 시대와 지금의 결정적 차이는 금융 시스템의 복잡성이다. 1776년에는 은행 파산이 지역 경제를 흔드는 데 그쳤다.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은 전 세계 신용 시장을 마비시키며 광범위한 유동성 위기를 불러왔다. 그런데도 '작은 정부' 담론은 이 복잡성을 외면한 채 1776년의 단순한 언어로 2025년의 금융 시스템을 재단한다.
또 하나의 차이는 스미스 시대에는 '로비'가 지금처럼 제도화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2024년 미국 금융 섹터의 연방 로비 지출은 약 7억 달러로, 전체 산업군 중 1위였다.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쪽이 동시에 가장 큰 정치 자금을 공급하는 이 구조는 스미스가 경고한 '입법 포획'의 현대적 형태다. 스미스라면 이를 자유 시장이라 부르지 않았을 것이다.
Penseur의 판단
애덤 스미스는 정부의 크기를 줄이라고 하지 않았다. 정부가 특권 집단의 도구가 되는 것을 막으라고 했다. 그 기준으로 보면, '작은 정부'를 외치면서 특정 기업에 세액공제를 주고 소비자 보호 기관을 무력화하는 행위는 스미스의 계승이 아니라 그가 비판한 18세기 중상주의 구조의 재현이다. 금융 규제 완화 논의가 나올 때, 그것이 '시장 진입 장벽 제거'인지 '특정 금융 기관의 감독 회피'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지금 독자에게 필요한 유일한 판단 기준이다.
참고자료
Peter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 — US-China Trade War Tariffs Timel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