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시장의 마찰비용, 2025년에도 해결 못 한 이유

예측시장의 마찰비용, 2025년에도 해결 못 한 이유
예측시장 플랫폼의 실시간 계약 가격은 집단지성의 산물이지만, 그 안으로 들어가는 문은 여전히 좁다.

무슨 일이 있었나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 Polymarket 단일 플랫폼에서 거래된 정치 예측 계약의 총 규모는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그런데 이 시장에서 실제로 돈을 넣고 빼는 과정은 2010년대 초 초기 암호화폐 거래소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EDGE Markets가 예측시장 전용 결제 인프라 두 가지를 새로 선보인 것은, 바로 이 간극이 시장 성장의 천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무슨 의미인가

예측시장(prediction market)이란 특정 사건의 결과에 돈을 거는 계약이 거래되는 곳이다. "트럼프가 당선될 확률 65%"라는 가격이 붙은 계약을 사면, 당선 시 1달러를 받고 낙선 시 0원이 된다. 집단지성을 활용해 미래 확률을 실시간으로 가격에 반영한다는 점에서, 경제학자들은 여론조사보다 더 정확한 예측 도구로 평가한다.

문제는 결제다. 현재 대부분의 예측시장 플랫폼은 USDC나 USDT 같은 스테이블코인(달러 가치에 고정된 디지털 자산)으로만 입출금을 처리한다. 미국 신용카드나 은행 계좌에서 스테이블코인을 구매해 플랫폼으로 옮기고, 수익이 나면 다시 법정화폐로 환전해 출금하기까지 최소 3~5단계의 절차와 수수료가 겹친다. 일반 이용자가 이 과정을 완료하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은 수십 분이며, 중도 포기율도 높다.

EDGE Markets가 내놓은 해법은 두 갈래다. 하나는 신용·직불카드로 즉시 예측시장 계약을 매수할 수 있게 하는 직접 결제 레이어이고, 다른 하나는 플랫폼 간 잔액 이동을 단순화하는 정산 인프라다. 핵심은 이용자가 스테이블코인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아도 되도록 복잡성을 뒤편으로 감추는 것이다.


어떻게 작동하는가

결제 마찰(payment friction)이란 거래 의사가 있는 사람이 실제 거래를 완료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 비용, 인지 부담의 총합이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거래비용(transaction cost)의 하위 개념으로 다루며, 마찰이 높을수록 시장 참여자가 줄고 가격 발견 기능이 약해진다.

역사적 비교를 보면 구조가 선명해진다. 1975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고정 수수료제를 폐지하고 협상 수수료제를 도입한 이른바 '메이데이(May Day)' 개혁 이후, 뉴욕증권거래소 거래비용은 10년 사이 70% 이상 떨어졌다. 같은 기간 거래량은 3배 이상 증가했다. 마찰 감소가 시장 규모를 키운 교과서적 사례다.

예측시장도 구조적으로 같은 경로를 밟고 있다. 아래는 현재와 EDGE 도입 후의 단계 비교다.

현재: 법정화폐 → 거래소에서 USDC 매입(수수료 0.5~1.5%) → 온체인 전송(가스비 변동) → 플랫폼 입금 → 계약 매수. EDGE 이후: 카드 결제 → 플랫폼 계약 매수(내부에서 스테이블코인 변환 자동 처리). 이용자 체감 단계는 5단계에서 1단계로 줄어든다.

"시장은 마찰이 사라질 때 비로소 가격이 아니라 정보를 반영한다." — 로빈 핸슨(Robin Hanson), 조지메이슨대 경제학과, 예측시장 설계 이론 정립자

대부분이 오해하는 것

예측시장의 결제 문제를 단순한 기술적 불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이는 거시경제적으로 더 깊은 문제다. 마찰이 높으면 소액 소매 참여자가 배제되고 고액 정보 보유자만 남는다. 그 결과 가격이 '다수의 분산된 정보'가 아니라 '소수의 집중된 정보'를 반영하게 되어, 예측시장 본연의 효율성이 무너진다. 실제로 2024년 선거 시즌 Polymarket 거래량의 상위 1% 계정이 전체 거래량의 40% 이상을 차지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결제 마찰은 곧 시장 구조의 문제다.


독자가 기억해야 할 한 문장

예측시장에서 소매 참여자 비중이 꾸준히 늘고, 특정 사건에 대한 거래량이 여론조사 표본 수를 초과하기 시작할 때, 그 시장의 가격은 뉴스 헤드라인보다 앞선 신호로 읽어야 한다.


참고자료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 예측시장 규제 검토 보고서

Robin Hanson, George Mason University — Futarchy and Prediction Mark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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