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의 야망, 홍콩이 다시 무대에 오르다

위안화의 야망, 홍콩이 다시 무대에 오르다
홍콩 국제금융센터 야경. 위안화 역외 거래의 핵심 허브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오늘의 장면

2026년 7월, 중국인민은행(PBOC)이 홍콩을 위안화 역외 허브로 강화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를 발표했다. 위안화의 국제 결제 통화 점유율은 2024년 기준 약 4.7%로, 달러(47.4%)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러나 홍콩을 경유하는 위안화 역외 거래량은 5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 숫자 하나가 오늘 장면의 본질을 압축한다. 통화의 세계적 지위는 선언이 아니라 거래량이 결정한다.


1960년대샤를 드골과 달러의 허점을 찌른 남자

1965년 2월, 프랑스 대통령 샤를 드골은 엘리제궁 기자회견장에서 브레턴우즈 체제를 정면으로 공격했다. 미국이 달러를 찍어내 전쟁 비용을 충당하고, 세계가 그 달러를 외환보유고로 쌓는 구조를 그는 "과도한 특권(exorbitant privilege)"이라고 불렀다. 이 표현은 그의 경제 고문 자크 뤼에프가 만들었지만, 세계사에 새긴 것은 드골의 입이었다. 프랑스는 실제로 3억 달러어치의 금을 미국 연방준비제도에서 인출해 파리로 실어 날랐다. 말이 아니라 금괴로 항의한 것이다.

드골이 겨냥한 것은 단순한 환율 불만이 아니었다. 기축통화국은 자국 통화로 무역 적자를 메울 수 있다. 빚을 갚는 데 자신이 발행한 지폐를 쓸 수 있는 나라, 그것이 달러 패권의 실체였다. 드골은 이 구조를 바꾸려 했지만, 1971년 닉슨의 금태환 정지 선언은 결국 달러 패권을 더 공고히 만들었다. 금이라는 닻을 잃은 달러는 오히려 더 자유롭게 세계를 떠돌았다.

오늘 PBOC의 홍콩 조치와 드골의 기자회견 사이에는 60년의 거리가 있지만 구조적 문법은 같다. 기존 기축통화에 도전하는 세력은 반드시 국제 결제망, 외환보유고 편입, 신뢰할 수 있는 금융 허브라는 세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드골은 첫 번째 관문 앞에서 실패했다.


1990년대유럽은 단일 통화를 어떻게 설계했는가

1992년 마스트리흐트 조약 서명 당시, 유로화를 지지하는 경제학자보다 회의적인 경제학자가 더 많았다. 12개국이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포기하고 단일 금리에 묶이는 것은, 적어도 경제학 교과서의 논리로는 무모한 실험이었다. 그러나 유로화는 1999년 출범 이후 국제 결제에서 달러에 이어 두 번째 지위를 차지했다. 2024년 기준 국제 결제에서 유로의 점유율은 23.0%다.

유로 성공의 숨겨진 열쇠는 프랑크푸르트와 파리가 아니라 런던이었다. 1990년대 말까지 유로 표시 채권과 파생상품 거래의 상당 부분은 런던 시티에서 처리됐다. 유로 채택국 바깥에 위치한 도시가 유로화의 최대 거래 허브를 맡은 것이다. 이 역설적 구조가 유로의 국제화를 가속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럽 규제 바깥에서 유로 자산을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었다.

PBOC가 홍콩에 부여하려는 역할은 정확히 그 런던의 역할이다. 본토 규제와 자본통제 바깥에서 외국인이 위안화를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완충 공간. 홍콩의 역외 위안화(CNH) 예금 잔액은 2025년 말 기준 약 1조 위안을 넘어섰다. 문제는 유로의 런던과 달리, 홍콩의 정치적 독립성이 2020년 이후 급격히 달라졌다는 점이다.

"통화의 지배력은 군사력이 아니라 계약 이행에 대한 신뢰에서 나온다." — 배리 아이켄그린, 『달러 제국의 몰락』 중에서

이번에는 무엇이 다른가

드골과 유로의 사례가 공유하지 못한 조건을 중국은 갖추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무역국이다. 2024년 기준 중국의 상품 수출액은 약 3조 3천억 달러로 GDP 대비 19%에 달한다. 이 규모의 무역 흐름이 결제 통화로 위안화를 선택하기 시작하면, 국제 결제에서의 위안화 비중은 수치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가 된다. 중동·아프리카·동남아 국가들은 이미 대중국 무역에서 위안화 결제 비율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결정적 차이도 있다. 드골의 프랑화도, 유로화도, 발행국의 자본계정은 기본적으로 열려 있었다. 외국인이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통화였다. 위안화는 아직 자본통제 아래 묶여 있다. 중국 정부가 자본계정을 완전히 개방하면 위안화 국제화가 가속하지만, 동시에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다. 이 딜레마를 홍콩이라는 완충지대로 관리하겠다는 것이 PBOC의 계산이다. 그 계산이 성립하려면 홍콩에 대한 국제 금융계의 신뢰가 유지되어야 한다.


Penseur의 판단

위안화의 국제화는 특정 정책 발표로 완성되지 않는다. 외국 중앙은행이 외환보유고에서 위안화 비중을 늘리고, 원자재 수출국이 달러 대신 위안화로 대금을 받는 계약을 표준화할 때, 비로소 구조적 전환이 시작된다. 지금 주시해야 할 신호는 하나다. IMF 특별인출권(SDR) 바스켓에서 위안화 비중이 현재 12.28%를 넘어 15%에 근접하거나, 외국 중앙은행의 위안화 외환보유고 비율이 현재 2.3%에서 5%를 돌파하는 시점이 오면, 그때는 홍콩 허브 실험이 임계점을 넘었다고 읽어야 한다.


참고자료

IMF — Special Drawing Rights (SDR)

BIS — Triennial Central Bank Survey: Foreign exchange turnover

SWIFT — RMB Tra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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